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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민증’ 발급하고 장례 문화도 확산, 생애주기 맞춤 서비스…펫팸 전성시대
- 관광경영학과
- 조회 : 647
- 등록일 : 2023-03-08
그야말로 ‘펫팸족’ 전성시대다. 이제 애완동물이라는 표현은 찾아보기 힘들다. 어엿한 가족이라는 의미를 가진 ‘반려동물’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관계가 깊어진 만큼 신경 쓸 부분도 많아졌다. 관련 서비스도 세분화되고 있다.
댕댕이 출생 신고…‘펫민증’ 의무화
방문 어렵다면 모바일 접수도 가능해
새로운 ‘가족’과의 만남은 어떻게 시작될까.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2년 동물 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입양 경로는 ‘지인에게 무료로 분양받음’이 40.3%로 가장 높다. ‘펫숍에서 구입’ ‘지인에게 유료로 분양받음’이 각각 21.9%, 11.6% 순으로 뒤를 이었다.
분양이든 입양이든 함께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동물등록’을 해야 한다. 만 17세 이상 국민이라면 누구나 주민등록증을 발급받듯, 2014년부터 동물도 동물등록제 의무화가 시행돼 등록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주택·준주택에서 기르거나 그 외의 장소에서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월령 2개월 이상 반려견이 대상이다. 반려묘 등 이외 반려동물은 아직 대상이 아니다.
동물 등록 방법은 내장형 무선식별장치를 몸속에 삽입하는 방식과 외장형 무선식별장치를 몸에 매다는 방식 두 가지가 있다. 어떤 방식으로 할지 결정했다면 시·군·구청에서 직접 신청하거나 동물병원, 동물보호센터 등에서 대행 신청을 할 수 있다.
방문할 시간이 없다면 모바일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반려동물 등록 서비스 플랫폼 페오펫은 모바일로 동물을 등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현일 페오펫 대표는 “고객들이 등록을 접수하면 전 과정 AI 시스템을 통해 진행하며 접수, 승인 상태를 알림톡으로 알려준다”며 “접수는 24시간 내, 승인은 지자체마다 다르지만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패키지 상품을 구매하면 액자 인증서와 함께 일명 ‘개민증’과 모바일 ‘개등본’도 발급해준다.
‘펫춘기’ 해결 위한 유치원 열풍
대형 동물도 ‘펫래블’…정부도 주목
보통 사람들은 인생의 황금기를 ‘성년기’로 꼽는다. 신체와 두뇌 활동이 최고조에 다다르는 시기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교육’도 이때부터 시작된다. 반려동물도 다를 바 없다. 성년기에 접어들면서 유치원을 다니고, 최근에는 학원 수업까지 수강하는 반려동물도 늘고 있다.
물론 사람의 교육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반려동물이 유치원과 학원을 다니는 가장 큰 이유는 ‘사회성’ 때문이다. 사회성이 부족한 반려동물은 다른 동물과 사람을 향해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이는 반려인들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다.
사회성 해결을 위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은 펫치원(펫+유치원)이다. 단순 반려동물 간 놀이를 통한 사회성 학습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필요에 따라 별도 ‘수업’까지 진행하는 곳이 늘고 있다. 프리미엄 펫 브랜드 프랑소와펫이 운영하는 펫치원은 검증된 반려동물 전문가가 상주한다. 미국 반려견 트레이너 전문 양성 기관 KPA(Karen Pryor Academy)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 트레이너들이 사회, 체육 등의 과목을 수업한다. 교육 출판 전문 기업 미래엔이 운영 중인 ‘바우라움’은 유치원 내 동물병원을 만들었다. 2명의 수의사가 상주하며 반려견의 건강도 책임진다.
물론 모든 반려동물이 펫치원을 다닐 수 있는 건 아니다. 일부 펫치원의 경우, 수컷의 ‘중성화 여부’ 등을 심사한다. 예를 들어 중성화가 안 된 반려견은 유치원 등원이 불가하다. 펫치원을 운영하는 A씨는 “혹여 암컷 강아지가 임신하면 상당한 비용을 암컷 견주에게 지불해야 한다. 꺼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치원이 아닌 ‘학원’을 찾는 반려인도 늘고 있다. 화상 수업을 통해 맞춤형 훈련법을 익히고 반려동물을 직접 교육하거나, 방문 수업을 요청할 수도 있다. 2021년 설립된 반려동물 교육 전문 플랫폼 브리딩은 온라인 진단, 화상 피드백, 그룹 수업, 전문가의 1대1 방문 수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한다. 서비스 시작 1년 만에 서울 전 지역과 경기·인천 일부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만큼 수요도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반려동물 황금기를 ‘교육’으로만 가득 채울 수는 없는 법. ‘수학여행’ ‘졸업여행’처럼 반려동물의 여행도 성년기 필수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이를 겨냥한 스타트업도 생겨나는 분위기다. 펫츠고트래블은 2017년부터 반려동물 중심 여행 상품을 개발 중이다. 반려동물과의 추억 만들기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펫 전문 여행 가이드 ‘펫가이더’도 동행한다. 이태규 펫츠고 대표는 “펫가이더는 여행지에서 반려동물을 안전하게 보살펴주고, 여행 중 반려견이 다쳤을 때 응급키트 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펫츠고는 최근 대형견을 위한 ‘선박 활용 제주도 여행’ 상품도 내놨다. 대형견은 체중 제한 탓에 비행기 탑승이 어렵다. 다만 선박을 이용하면 이동할 수 있다. 이 대표는 “현재는 서울, 부산에서만 출발하고 있는데, 앞으로 출발지를 전국으로 확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주요 호텔들도 펫래블(펫+트래블), 펫캉스(펫+바캉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팸퍼유어 펫’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객실에는 베르그앤릿지의 사료 그릇·배변 패드가 배치된다. 조선 팰리스 서울도 ‘나이트 아웃 위드 마이 펫’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구매 시 반려동물용 러닝머신, 슬라이드 계단, 유모차 등 다양한 제품을 렌털 이용할 수 있다.
정부도 ‘펫래블’ 시장을 주목한다. 활력을 잃어가는 지역 경제 촉진을 위한 해법 중 하나라는 평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3월 21일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반려동물 동반 여행 환경 조성을 위한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를 공모한다.
‘건강 챙길 나이’…펫테크 시장 주목
반려동물 눈만 찍어도 건강 상태 확인
중장년기에 접어든 반려동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건강’이다. 반려묘, 반려견 등 반려동물 평균 수명은 15년 정도로 과거와 비교하면 2~3년가량 늘었다. 하지만 반려동물과 하루라도 더 오래 함께하고 싶다는 반려인의 소망은 여전하다. 반려동물 건강관리 시장이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는 이유다.
특히 최근에는 펫테크(반려동물용 첨단 기술)를 활용한 건강관리 시장이 주목받는다. 스타트업은 물론이고 대기업까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펫테크 상품, 서비스를 쏟아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엑스칼리버’ 서비스를 시작했다. AI를 활용해 반려동물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하는 서비스다. 동물병원에서 촬영한 반려동물 엑스레이 사진을 ‘벳(VET)’이라는 AI 프로그램으로 분석한다. 평균 엑스레이 분석 시간은 15초. 늦어도 1분이면 질병 판단이 끝난다. 수의사는 이를 참고해 질병을 최종 판단한다. 엑스칼리버는 현재 ‘반려견’에 한정해 서비스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안에 고양이 엑스레이 서비스도 추가할 예정이다.
병원에 가기 전, 반려동물 건강 이상 여부를 미리 확인할 수 있게 돕는 서비스도 생겨났다. 반려동물 건강관리 스타트업 에이아이포펫이 만든 ‘티티케어’ 앱은 반려동물의 눈이나 피부 사진을 찍으면 AI가 해당 부위를 분석하고 발생 가능한 질병에 대해 설명해준다. 월평균 서비스 이용 건수가 1만건을 넘어설 만큼 이미 수요도 상당하다. 또 다른 스타트업 우주라컴퍼니는 동물행동학 기반 반려동물용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했다. 반려동물 목에 둘러주면 배변 활동, 수면 길이 등을 센서가 인식·분석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반려동물 헬스케어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은 인위적으로 교배를 하는 경우가 많아 유전병, 질병이 많다”면서 “동물병원 의사 자체가 적은 만큼, 예방 관련 펫테크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수의사회가 발표한 ‘수의사 분포 현황(2021년 2월 기준)’에 따르면 현재 소재 파악이 가능한 수의사는 1만6775명이다. 이 중 7405명만 동물병원에 종사하고 있다.
반려동물 ‘쓰레기’로 버려지지 않게
운구부터 화장까지…장례 문화 확산
삶을 함께한 소중한 반려동물이지만, 언제까지나 반려인과 함께할 수는 없다. 반려인에게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떠올리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언젠가는 준비해야 할 일이다. KB경영연구소가 발간한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반려인 중 63.4%가 노령견을 기르며 느낀 가장 어려운 점으로 “죽음에 대비해야 하는 것”을 꼽았다. 동시에 노령견 양육 시 가장 필요한 서비스로는 반려동물 전문 장례(51.9%)라고 답했다.
평생을 함께한 반려동물을 보내는 무거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겠다며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업체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업체 21그램은 반려견, 반려묘부터 새·거북이까지 다양한 반려동물의 장례 서비스를 제공한다. 단순 반려동물 사체 처리를 위한 ‘화장 시스템’이 아니다. 검은 정장을 입은 장례지도사가 염습부터 추모, 화장, 수·분골까지 진행한다. 또 반려동물을 화장 장소까지 편안하게 데려갈 수 있도록 운구 차량과 기사도 제공한다.
특정 기간 일정 금액을 내면 장례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반려동물 ‘상조 서비스’도 존재한다. 헬스케어 디바이스 기업 텐마인즈는 최근 멤버십 구독형 서비스 ‘우리아이펫’을 내놨다. 한 달에 7900~1만1900원씩 150회를 납부하는 방식이다. 일시불 납부도 가능하다. 차량과 의례 서비스부터 추억 공간, 화병 등을 제공한다. 기본 멤버십 혜택으로는 펫 택시, 삼성화재 반려견 일상생활배상 책임보험 등이 있다. 텐마인즈는 멤버십 제휴 혜택을 확대하기 위해 펫치원, 카페, 호텔, 동물병원 등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텐마인즈 관계자는 “가족을 쓰레기봉투에 버릴 수 없는 반려인들이 장묘시설 업체를 찾고 있다”며 “현재 장묘 업체 이용률은 20~30% 정도로 알고 있는데, 최근 수요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장묘시설로 보내지 않은 동물 사체는 생활폐기물로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 종합 생활가전 기업 쿠쿠는 라이프 서비스 전문 업체 태양라이프와 협업했다. 양 사는 펫 가전 3종 세트와 상조 서비스를 결합한 ‘플러스펫 동행플랜’을 최근 NS홈쇼핑에서 선보였다.
반려동물 심리 연구자 월러스 사이프(Wallace Sife)는 저서 ‘반려동물의 상실(The Loss of a Pet)’에서 반려동물의 죽음이 가족, 친구를 잃었을 때 느끼는 슬픔보다 더 큰 상실감을 준다고 설명한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펫로스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반려동물이 죽은 뒤 겪는 반려인의 상실감과 우울 증상이다. 이를 관리하는 서비스도 출시되고 있다. GS리테일 자회사 어바웃펫은 ‘케어톡 상담 서비스’를 통해 반려인과 1대1 심리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https://www.mk.co.kr/economy/view/2023/155690
댕댕이 출생 신고…‘펫민증’ 의무화
방문 어렵다면 모바일 접수도 가능해
새로운 ‘가족’과의 만남은 어떻게 시작될까.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2년 동물 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입양 경로는 ‘지인에게 무료로 분양받음’이 40.3%로 가장 높다. ‘펫숍에서 구입’ ‘지인에게 유료로 분양받음’이 각각 21.9%, 11.6% 순으로 뒤를 이었다.
분양이든 입양이든 함께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동물등록’을 해야 한다. 만 17세 이상 국민이라면 누구나 주민등록증을 발급받듯, 2014년부터 동물도 동물등록제 의무화가 시행돼 등록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주택·준주택에서 기르거나 그 외의 장소에서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월령 2개월 이상 반려견이 대상이다. 반려묘 등 이외 반려동물은 아직 대상이 아니다.
동물 등록 방법은 내장형 무선식별장치를 몸속에 삽입하는 방식과 외장형 무선식별장치를 몸에 매다는 방식 두 가지가 있다. 어떤 방식으로 할지 결정했다면 시·군·구청에서 직접 신청하거나 동물병원, 동물보호센터 등에서 대행 신청을 할 수 있다.
방문할 시간이 없다면 모바일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반려동물 등록 서비스 플랫폼 페오펫은 모바일로 동물을 등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현일 페오펫 대표는 “고객들이 등록을 접수하면 전 과정 AI 시스템을 통해 진행하며 접수, 승인 상태를 알림톡으로 알려준다”며 “접수는 24시간 내, 승인은 지자체마다 다르지만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패키지 상품을 구매하면 액자 인증서와 함께 일명 ‘개민증’과 모바일 ‘개등본’도 발급해준다.
‘펫춘기’ 해결 위한 유치원 열풍
대형 동물도 ‘펫래블’…정부도 주목
보통 사람들은 인생의 황금기를 ‘성년기’로 꼽는다. 신체와 두뇌 활동이 최고조에 다다르는 시기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교육’도 이때부터 시작된다. 반려동물도 다를 바 없다. 성년기에 접어들면서 유치원을 다니고, 최근에는 학원 수업까지 수강하는 반려동물도 늘고 있다.
물론 사람의 교육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반려동물이 유치원과 학원을 다니는 가장 큰 이유는 ‘사회성’ 때문이다. 사회성이 부족한 반려동물은 다른 동물과 사람을 향해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이는 반려인들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다.
사회성 해결을 위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은 펫치원(펫+유치원)이다. 단순 반려동물 간 놀이를 통한 사회성 학습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필요에 따라 별도 ‘수업’까지 진행하는 곳이 늘고 있다. 프리미엄 펫 브랜드 프랑소와펫이 운영하는 펫치원은 검증된 반려동물 전문가가 상주한다. 미국 반려견 트레이너 전문 양성 기관 KPA(Karen Pryor Academy)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 트레이너들이 사회, 체육 등의 과목을 수업한다. 교육 출판 전문 기업 미래엔이 운영 중인 ‘바우라움’은 유치원 내 동물병원을 만들었다. 2명의 수의사가 상주하며 반려견의 건강도 책임진다.
물론 모든 반려동물이 펫치원을 다닐 수 있는 건 아니다. 일부 펫치원의 경우, 수컷의 ‘중성화 여부’ 등을 심사한다. 예를 들어 중성화가 안 된 반려견은 유치원 등원이 불가하다. 펫치원을 운영하는 A씨는 “혹여 암컷 강아지가 임신하면 상당한 비용을 암컷 견주에게 지불해야 한다. 꺼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치원이 아닌 ‘학원’을 찾는 반려인도 늘고 있다. 화상 수업을 통해 맞춤형 훈련법을 익히고 반려동물을 직접 교육하거나, 방문 수업을 요청할 수도 있다. 2021년 설립된 반려동물 교육 전문 플랫폼 브리딩은 온라인 진단, 화상 피드백, 그룹 수업, 전문가의 1대1 방문 수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한다. 서비스 시작 1년 만에 서울 전 지역과 경기·인천 일부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만큼 수요도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반려동물 황금기를 ‘교육’으로만 가득 채울 수는 없는 법. ‘수학여행’ ‘졸업여행’처럼 반려동물의 여행도 성년기 필수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이를 겨냥한 스타트업도 생겨나는 분위기다. 펫츠고트래블은 2017년부터 반려동물 중심 여행 상품을 개발 중이다. 반려동물과의 추억 만들기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펫 전문 여행 가이드 ‘펫가이더’도 동행한다. 이태규 펫츠고 대표는 “펫가이더는 여행지에서 반려동물을 안전하게 보살펴주고, 여행 중 반려견이 다쳤을 때 응급키트 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펫츠고는 최근 대형견을 위한 ‘선박 활용 제주도 여행’ 상품도 내놨다. 대형견은 체중 제한 탓에 비행기 탑승이 어렵다. 다만 선박을 이용하면 이동할 수 있다. 이 대표는 “현재는 서울, 부산에서만 출발하고 있는데, 앞으로 출발지를 전국으로 확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주요 호텔들도 펫래블(펫+트래블), 펫캉스(펫+바캉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팸퍼유어 펫’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객실에는 베르그앤릿지의 사료 그릇·배변 패드가 배치된다. 조선 팰리스 서울도 ‘나이트 아웃 위드 마이 펫’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구매 시 반려동물용 러닝머신, 슬라이드 계단, 유모차 등 다양한 제품을 렌털 이용할 수 있다.
정부도 ‘펫래블’ 시장을 주목한다. 활력을 잃어가는 지역 경제 촉진을 위한 해법 중 하나라는 평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3월 21일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반려동물 동반 여행 환경 조성을 위한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를 공모한다.
‘건강 챙길 나이’…펫테크 시장 주목
반려동물 눈만 찍어도 건강 상태 확인
중장년기에 접어든 반려동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건강’이다. 반려묘, 반려견 등 반려동물 평균 수명은 15년 정도로 과거와 비교하면 2~3년가량 늘었다. 하지만 반려동물과 하루라도 더 오래 함께하고 싶다는 반려인의 소망은 여전하다. 반려동물 건강관리 시장이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는 이유다.
특히 최근에는 펫테크(반려동물용 첨단 기술)를 활용한 건강관리 시장이 주목받는다. 스타트업은 물론이고 대기업까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펫테크 상품, 서비스를 쏟아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엑스칼리버’ 서비스를 시작했다. AI를 활용해 반려동물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하는 서비스다. 동물병원에서 촬영한 반려동물 엑스레이 사진을 ‘벳(VET)’이라는 AI 프로그램으로 분석한다. 평균 엑스레이 분석 시간은 15초. 늦어도 1분이면 질병 판단이 끝난다. 수의사는 이를 참고해 질병을 최종 판단한다. 엑스칼리버는 현재 ‘반려견’에 한정해 서비스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안에 고양이 엑스레이 서비스도 추가할 예정이다.
병원에 가기 전, 반려동물 건강 이상 여부를 미리 확인할 수 있게 돕는 서비스도 생겨났다. 반려동물 건강관리 스타트업 에이아이포펫이 만든 ‘티티케어’ 앱은 반려동물의 눈이나 피부 사진을 찍으면 AI가 해당 부위를 분석하고 발생 가능한 질병에 대해 설명해준다. 월평균 서비스 이용 건수가 1만건을 넘어설 만큼 이미 수요도 상당하다. 또 다른 스타트업 우주라컴퍼니는 동물행동학 기반 반려동물용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했다. 반려동물 목에 둘러주면 배변 활동, 수면 길이 등을 센서가 인식·분석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반려동물 헬스케어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은 인위적으로 교배를 하는 경우가 많아 유전병, 질병이 많다”면서 “동물병원 의사 자체가 적은 만큼, 예방 관련 펫테크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수의사회가 발표한 ‘수의사 분포 현황(2021년 2월 기준)’에 따르면 현재 소재 파악이 가능한 수의사는 1만6775명이다. 이 중 7405명만 동물병원에 종사하고 있다.
반려동물 ‘쓰레기’로 버려지지 않게
운구부터 화장까지…장례 문화 확산
삶을 함께한 소중한 반려동물이지만, 언제까지나 반려인과 함께할 수는 없다. 반려인에게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떠올리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언젠가는 준비해야 할 일이다. KB경영연구소가 발간한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반려인 중 63.4%가 노령견을 기르며 느낀 가장 어려운 점으로 “죽음에 대비해야 하는 것”을 꼽았다. 동시에 노령견 양육 시 가장 필요한 서비스로는 반려동물 전문 장례(51.9%)라고 답했다.
평생을 함께한 반려동물을 보내는 무거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겠다며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업체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업체 21그램은 반려견, 반려묘부터 새·거북이까지 다양한 반려동물의 장례 서비스를 제공한다. 단순 반려동물 사체 처리를 위한 ‘화장 시스템’이 아니다. 검은 정장을 입은 장례지도사가 염습부터 추모, 화장, 수·분골까지 진행한다. 또 반려동물을 화장 장소까지 편안하게 데려갈 수 있도록 운구 차량과 기사도 제공한다.
특정 기간 일정 금액을 내면 장례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반려동물 ‘상조 서비스’도 존재한다. 헬스케어 디바이스 기업 텐마인즈는 최근 멤버십 구독형 서비스 ‘우리아이펫’을 내놨다. 한 달에 7900~1만1900원씩 150회를 납부하는 방식이다. 일시불 납부도 가능하다. 차량과 의례 서비스부터 추억 공간, 화병 등을 제공한다. 기본 멤버십 혜택으로는 펫 택시, 삼성화재 반려견 일상생활배상 책임보험 등이 있다. 텐마인즈는 멤버십 제휴 혜택을 확대하기 위해 펫치원, 카페, 호텔, 동물병원 등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텐마인즈 관계자는 “가족을 쓰레기봉투에 버릴 수 없는 반려인들이 장묘시설 업체를 찾고 있다”며 “현재 장묘 업체 이용률은 20~30% 정도로 알고 있는데, 최근 수요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장묘시설로 보내지 않은 동물 사체는 생활폐기물로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 종합 생활가전 기업 쿠쿠는 라이프 서비스 전문 업체 태양라이프와 협업했다. 양 사는 펫 가전 3종 세트와 상조 서비스를 결합한 ‘플러스펫 동행플랜’을 최근 NS홈쇼핑에서 선보였다.
반려동물 심리 연구자 월러스 사이프(Wallace Sife)는 저서 ‘반려동물의 상실(The Loss of a Pet)’에서 반려동물의 죽음이 가족, 친구를 잃었을 때 느끼는 슬픔보다 더 큰 상실감을 준다고 설명한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펫로스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반려동물이 죽은 뒤 겪는 반려인의 상실감과 우울 증상이다. 이를 관리하는 서비스도 출시되고 있다. GS리테일 자회사 어바웃펫은 ‘케어톡 상담 서비스’를 통해 반려인과 1대1 심리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https://www.mk.co.kr/economy/view/2023/155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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